고스트 코리아
1부 통합본 : 사라진 딸
올린이 : 아이리스후

작품 소개
태국으로 취업하러 떠난 딸이 마지막 영상통화 이후 사라진다. 경찰도, 대사관도 답을 찾지 못하는 상황. 딸을 찾기 위해 태국으로 향한 아버지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전직 UDT. 전 국가정보원 해외공작 요원. 20년 전 동남아를 공포에 몰아넣었던 암호명, 고스트 코리아.
국제 마약조직, 취업사기, 인신매매, 골든 트라이앵글 카르텔. 딸을 되찾기 위한 한 아버지의 마지막 전쟁이 시작된다.
주요 등장인물
김태성 / 58세
전직 UDT 대원. 전 국가정보원 해외공작팀 요원. 암호명은 고스트 코리아. 현재는 인천에서 작은 수산물 유통업을 운영하며 조용히 살아간다. 딸 수진이 태국에서 실종되자 20년 동안 묻어둔 과거를 다시 꺼낸다.
김수진 / 28세
김태성의 외동딸. 캄보디아 무역회사 고액 취업 제안을 받고 태국으로 떠난다. 그러나 도착 직후 연락이 끊기고, 국제 범죄조직의 손에 넘어간다.
박준혁 / 62세
전 국가정보원 해외파트 책임자. 김태성의 옛 상관이자 멘토. 현재는 은퇴했지만 여전히 동남아 정보망을 보유하고 있다.
블랙 스콜피온
태국, 캄보디아, 미얀마를 연결하는 국제 범죄조직. 마약 밀매, 취업사기, 인신매매, 자금세탁을 벌인다. 상징은 검은 전갈 문신.
1부 1화 - 사라진 딸
수진이 떠난 날, 인천공항은 유난히 밝았다.
주말 저녁이라 그런지 출국장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여행객들의 웃음소리와 방송 안내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김태성의 얼굴에는 미소가 없었다.
그는 딸의 캐리어 손잡이를 한 번 더 확인했다.
수진은 밝게 웃으며 말했다. 하지만 태성은 쉽게 고개를 끄덕이지 못했다.
SNS를 통해 알게 된 해외 취업. 캄보디아 무역회사. 월급 500만 원 이상. 숙식 제공.
모든 조건이 너무 좋았다. 좋은 조건은 늘 의심부터 해야 한다. 그것은 그가 오랫동안 몸으로 배운 진실이었다.

인천공항, 딸을 떠나보내는 김태성
수진은 아버지의 어깨를 툭 치며 웃었다.
태성은 대답 대신 딸의 얼굴을 오래 바라봤다. 그 눈빛은 평범한 아버지의 걱정처럼 보였다.
그러나 사실은 달랐다. 그는 사람의 표정과 눈빛만 보고도 거짓말을 읽어내던 사람이었다.
20년 전. 대한민국 해군 특수전전단 UDT. 그리고 국가정보원 해외공작팀.
암호명.
그러나 그 이름은 이미 죽은 이름이었다. 동남아 비밀작전 중 동료를 잃은 뒤 그는 조직을 떠났다.
지금은 작은 수산물 유통업을 운영하며 살아가는 평범한 가장일 뿐이었다.
수진은 환하게 웃으며 출국장 안으로 들어갔다. 태성은 딸의 뒷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때는 몰랐다. 그 모습이 마지막 평범한 기억이 될 줄은.
다음 날 밤. 오후 11시 47분. 태성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수진이었다. 영상통화였다.
화면 속 수진은 호텔방처럼 보이는 곳에 있었다. 뒤로는 흰색 커튼이 보였고, 창문 밖으로는 태국어 간판들이 희미하게 비쳤다.
수진은 웃고 있었다. 하지만 태성의 표정은 점점 굳어졌다.
그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수진 뒤편 거울. 거울 속에 검은 그림자가 비쳤다.
누군가가 방 안에 있었다. 그리고 수진의 웃음도 어딘가 부자연스러웠다.

마지막 영상통화, 거울 속에 비친 검은 그림자
“응?”
“지금 혼자 아니지?”
순간, 수진의 표정이 굳었다. 화면이 심하게 흔들렸다. 누군가가 휴대전화를 잡아당기는 것 같았다.
그리고 통화는 끊어졌다.
태성은 즉시 다시 전화를 걸었다. 한 번, 두 번, 열 번.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같은 안내음뿐이었다.
태성은 말없이 소파에 앉았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감았다.
불길한 예감. 오랜 세월 잊고 살았던 감각이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서재로 향했다. 그리고 가장 깊숙한 서랍을 열었다.
낡은 여권. 군번줄. 그리고 검은색 USB 하나.
20년 동안 봉인해 둔 과거가 그 안에 잠들어 있었다.
“잘못 건드렸어.”
1부 2화 - 태국으로 가는 남자
수진의 마지막 영상통화가 끝난 지 6시간. 태성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거실 소파에 앉아 몇 번이고 영상을 반복 재생했다. 영상 속 수진은 웃고 있었다.
하지만 자세히 보니 이상했다. 웃고는 있었지만 눈은 웃고 있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처럼.
태성은 영상을 멈췄다. 그리고 확대했다.
배경. 허름한 벽. 태국어로 적힌 간판. 그 뒤에 희미하게 보이는 남자의 그림자.
태성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20년 전. 국가정보원 해외공작팀에서 활동하던 시절. 그는 사람의 거짓말보다 눈빛을 먼저 읽었다.
수진은 도움을 요청하고 있었다. 말이 아니라 눈으로.
태성은 곧장 전화를 걸었다.
“누구냐?”
“태성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리고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
“사람 찾습니다.”
“누구?”
“제 딸입니다.”
상대방은 더 이상 농담하지 않았다.
“태국.”
“알았다.”
전화가 끊겼다. 그 사람의 이름은 박준혁. 전 국정원 해외파트 책임자. 태성이 유일하게 신뢰하는 사람이었다.


다음 날. 인천국제공항.
태성은 작은 여행가방 하나만 들고 있었다. 짐은 단순했다.
옷 두 벌. 여권. 현금. 그리고 검은색 USB.
20년 전 조직을 떠나면서 숨겨두었던 자료였다. 그 안에는 동남아 마약조직들의 정보가 들어 있었다.
만약 아직 남아 있다면, 수진 사건과 연결될 가능성이 있었다.
탑승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태국 방콕행.
태성은 천천히 게이트로 걸어갔다. 그 순간, 누군가와 어깨가 부딪혔다.
젊은 남자가 고개를 숙였다. 태성도 지나치려 했다.
그러나 순간적으로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남자의 손. 손등에 새겨진 문신.
검은 전갈.
태성의 걸음이 멈췄다.
20년 전. 골든 트라이앵글 최대 마약조직. 블랙 스콜피온.
그 조직의 상징이었다.
태성이 뒤돌아봤다. 하지만 남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공항 인파 속으로. 흔적도 없이.

블랙 스콜피온의 상징, 검은 전갈 문신
비행기가 이륙했다. 창밖으로 인천의 불빛이 멀어졌다.
태성은 눈을 감았다. 그리고 오래된 기억이 떠올랐다.
피. 총성. 정글. 배신. 그리고 죽은 줄 알았던 한 남자.
빅 보스. 동남아 범죄조직을 지배했던 전설적인 인물.
20년 전 작전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신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때부터 소문이 돌았다. 그는 살아 있다고.
“이번에는 끝낸다.”
같은 시각. 태국 방콕 외곽. 어두운 창고.
수진은 의자에 묶인 채 앉아 있었다. 휴대전화도, 가방도, 모두 빼앗겼다.
그녀의 맞은편에는 검은 정장을 입은 남자가 앉아 있었다. 남자는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수진의 얼굴이 굳어졌다.
“우리가 원하는 건 너 아니다.”
“그럼...”
“아버지다.”
순간 창고 안 공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을 바라봤다.
그리고 낮게 중얼거렸다.

방콕 외곽, 수진이 갇힌 어두운 창고
다음 화 예고=

다음 화 : 1부 3화 - 그림자의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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